미자립교회·농어촌 목회자에게 보약을 무료로 지어 드리는 것으로 유명한 조삭개오(64·경기도 파주 은혜축복교회) 목사는 요즘 기도제목이 생겼다.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성현로에 있는 자신의 교회는 물론, 마을 전체에 십자가 불빛이 없기 때문이다.
“이 마을 어디를 봐도 저녁에 십자가 불빛이 보이지 않아요. 2년 동안 기도했는데 아직도 교회 재정이 부족해 LED 십자가를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조 목사는 50대 후반에 목사안수를 받고 부흥사로 쓰임받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개혁) 총회 신학교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한 조 목사는 삭막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 가서 홀가분하게 목회를 한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컸다.
예상은 했지만 시골목회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힘들게 전도한 이들이 도시로 떠나버릴 때는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재정 자립이 요원해진다는 사실이 어깨를 짓눌렀다.
그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다.
열네 살 때부터 머슴살이를 했다. 어린 나이에 무릎 관절염에 걸려 거의 앉은뱅이가 됐다. 하지만 머리가 좋아 초등학교 3학년 때 한문 3000자를 외웠다.
어느 날 아파 한약방에 갔는데, 어린 애가 약방에 있는 한자를 죽 읽어 내리니 주인 아저씨가 한약방 심부름을 해 달라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한약방 일을 43년간이나 하게 됐다.
목회자가 된 뒤 아내와 같이 목회자들에게 한약을 지어 드리는 것이 행복이었다.
지금까지 농어촌·미자립교회 목회자 3000명에게 보약을 지어 보내 드렸다.
조 목사는 “십자가 불빛이 들어오면 이 마을 복음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회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지금은 이 마을에 저희 교회뿐이다. 하나님께 이 마을 복음화를 도와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관심을 부탁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