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카디프시티가 시즌 폐막전에서 승리했다.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38라운드에서 한수 위의 전력을 가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대 0으로 격파했다. 13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다.
이겼지만 웃을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잔류의 하한선인 17위 브라이튼 앤 호브 앨비언(승점 36)보다 승점에서 2점이 부족했다. 한 번만 더 이겼으면 잔류할 수 있었다. 카디프는 리그 승격 1년 만에 다시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돌아가게 됐다.
카디프의 올 시즌 보완점은 맨유를 지휘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명언에서 반추할 수 있다. “공격 기회를 살린 팀이 잔류하고, 강한 수비를 보인팀이 우승을 한다.” 여기에 카디프가 해당되는 말은 없었다. 카디프는 38라운드 전까지 최하위 허더즈필드 다음으로 가장 적은 득점을 올렸다. 37라운드를 치르며 그들이 골망을 흔든 적은 32차례에 불과했다. 경기당 한 골도 못 얻어내는 수치다.
카디프는 빈공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큰 시도를 했다. 프랑스 낭트의 주포로 활약하던 에밀리아노 살라에게 1500만 파운드(약 224억원)을 투자했다. 카디프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올 시즌 초반 프랑스 리그앙 16경기에 나서 12골을 넣었던 살라의 득점력은 위기에 처한 카디프를 구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살라는 카디프 소속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1월 22일 카디프로 향하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해협을 비행하던 중 타고 있던 경비행기가 추락했다. 살라는 실종 17일 만에 영국 포틀랜드 항구로 수습돼 주검으로 돌아왔다. 올 한해 가장 큰 축구계 비극은 이렇게 발생했다. 살라가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영영 볼 수 없게 된 전 세계 축구 팬들과 카디프 관계자들은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카디프는 비극을 맞이했던 이적시장의 아픔을 치유하지 못했다. 재정적 상황이 넉넉지 못했던 카디프에 살라 이적료 지출은 큰 타격이었다. 파괴력을 가진 공격수 영입이 절실했으나 대안을 찾지 못했다. 기존 공격진들의 부진은 여전했고, 결국 챔피언십으로 떨어졌다. 살라의 이적료 지급을 두고 카디프와 낭트의 법적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카디프는 국제축구연맹(FIFA) 측에 살라가 프리미어리그 선수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점을 앞세워 이적료 지출을 거부하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