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가 여섯 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 회의에서 “을지로위가 있었기에 민주당은 민생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었다”며 “을지로위가 있었기에 민주당이 있었다고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노동 난제들의 해결 뒤엔 다름 아닌 을지로위가 있었다. 을지로위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2013년 5월 남양유업 갑질 사태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을지로위의 ‘을지’는 ‘을(乙)을 지키는’이라는 뜻이며, ‘로’는 길(路), 법(Law), 노력(勞力)이라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야당일 때는 주로 현장에서 몸소 부딪히며 싸우는 방식이 주였지만, 2017년 집권 여당이 된 이후에는 청와대와 정부와의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을 통해 결실을 맺고 있다.
을지로위는 출범 이후 남양유업과 대리점 간 상생협약을 체결했고 대형마트의 ‘30분 단위 근로계약제’를 폐지했다. 이밖에 편의점 불공정계약 해결과 태광 티브로드의 간접고용 문제, 경기도 포천 아프리카 박물관 근로조건 개선, 경비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임금 체불 해결 등 곳곳에서 을지로위의 활동이 빛났다. 국회 청소노동자의 직접고용을 끌어낸 것도 을지로위다.
가장 최근에는 426일간의 파인텍 굴뚝 농성을 해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 위원장은 2차 노사 교섭 때부터 최종 6차 협상까지 협상장에 직접 배석해 노사 협상이 막힐 때마다 중재를 이어왔다. 6차 협상은 20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 협상이었다. 일명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도 다름아닌 을지로위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앞에는 ‘을 살리기 신문고 진행 현황판’이 붙어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의원을 비롯한 을지로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1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문제 등 신문고에 접수됐던 현안 18건이 해결된 걸 축하하는 꽃을 달았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을지로위의 활약에 특별 포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을지로위는 지난 2월 21일 당정청 기구로 외연을 넓혔다. 당시 첫 회의에서 5대 분야, 10대 과제를 선정한 뒤 매달 회의를 통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날 진행된 당정청 회의에서도 △가맹점 △공기업 하도급 △대형유통 △비정규직 노동자 △가계부채 문제 등 분야별로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우원식·이학영 의원을 거쳐 지금은 박홍근 의원이 3기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총 45명의 의원이 상임위원·운영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을지로위는 신문고에 접수된 사안마다 담당 의원을 정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장을 보겠다는 취지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