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력시위에도 美 ‘대화 의지’ 방점…비건 메시지 주목

입력 2019-05-06 17:2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함경남도 금야군에 있는 금야강 2호 발전소를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뉴시스(출처=노동신문)

미국이 북한의 무력시위에도 비핵화 협상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지난 4일 쏜 발사체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면서 대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은 이번 주 한국과 일본을 연달아 방문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대북 메시지를 보고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그들과 좋은 해결책을 협상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4일 발사한 것이 “중·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며 “데이터를 계속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ABC방송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한 행동이 (협상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대화를 계속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비핵화 협상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구두 경고, 저강도 무력시위 순으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빅딜 요구에 불만을 표출하고 태도 변화를 요구하면서 긴장감을 높이되 협상판 자체가 깨지지 않게끔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단 북·미 모두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의제에 있어선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대화 재개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북한은 협상 시한을 연말로 못 박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빅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6일 “북한은 자력갱생을 외치며 협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유리한 협상구도가 만들어질 때까지 최대한 버틸 것”이라며 “여기에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도 커 남북, 북·미 대화 모두 여건이 조성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러는 오는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북핵 차석대표 협의를 갖는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북한이 북·러 정상회담 이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의 발사훈련을 감행한 만큼 이에 대한 정보 공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주도하는 비건 대표는 7~8일 일본을 방문한 뒤 9~10일 방한할 예정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