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30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군인들과 군부 봉기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반역자들에 의한 소규모 쿠데타 시도를 진압 중”이라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3분짜리 영상에서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 헌법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하며 군부 봉기를 촉구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시민들에게는 마두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평화 시위를 벌일 것을 요구했다. 이날 과이도 의장은 카라카스의 공군 기지에서 자신의 편에 서지 않은 군사들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부장관은 트위터에 “정부는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는 ‘군 반역자’들과 대치 중”이라고 적었다. 다만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은 “군은 당국을 확실히 수호하고 있으며 전국의 군부대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시위에는 과이도 의장의 측근이자 2014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금됐던 야권 정치인 레오폴도 로페즈도 함께 했다. 그는 “모든 베네수엘라인들에게 중요한 순간”이라며 “이제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로페즈는 일부 군인들이 이번 시위를 위해 자신을 풀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의 군부 봉기 시도는 오는 1일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직전에 감행된 것이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최종 단계’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주변국들도 베네수엘라 사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 받았으며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과이도의 군부 봉기를 지지한다. 민주주의는 패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의 대표적인 우군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과이도의 쿠데타 시도를 강력히 비판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