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첫 전장은 이달 초 개장한 새 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다. 새 구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하지만 상대가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이라면 다르다. 아약스의 혈기는 원정지의 야유까지 삼켜버릴 만큼 강렬하다. 그들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오히려 원정에서 더 강했다.
아약스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대진운은 쉽지 않았다. 조별예선에서 독일과 포르투갈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 벤피카를 만났고, 토너먼트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만났다. 뮌헨, 레알, 유벤투스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들이다. 아약스는 이 강자들을 꺾고 스스로 우승 문턱까지 다가갔다.
원정 경기 성적이 뒷받침됐다. 챔피언스리그 원정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원정 승리로 홈경기 패배를 뒤집기도 했다. 이변의 시작은 조별예선 1차전인 뮌헨 원정이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뮌헨과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16강에서 만난 레알을 상대로 홈구장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1대 2로 패했으나, 2차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4대 1 대승을 거뒀다. 유벤투스와 맞붙었을 때도 홈구장에서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대 1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알리안츠 아레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알리안츠 스타디움 모두 원정팀의 지옥으로 꼽히는 무대다. 심지어 유벤투스는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단 한 번의 홈경기 패배도 없었다.
과거에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유럽대항전 토너먼트에서 1차전을 홈경기로 치르는 것을 선호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반대라는 의견이 더 많다. 패배하더라도 원정골을 얻어내면 2차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원정골 다득점 원칙을 따르는 토너먼트 특성상 원정골은 홈경기 득점보다 순도가 높다. 사실상 원정 1골이 1.1득점의 가치를 지니는 셈이다.
앞서 강력한 우승 후보들을 원정에서 꺾은 만큼 아약스 선수단은 자신감이 차 있다. 그들의 패기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마저 넘어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