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이 오랜만에 경기에 나섰다. 독일 분데스리가(1부리그) 승격을 위해 싸우는 함부르크SV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함부르크는 20일 독일 함부르크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에서 열린 2018-2019시즌 분데스리가2 30라운드에서 에르츠게비르게 아우에와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황희찬은 후반 19분 첫 번째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복귀를 알렸다.
지난달 5일 그로이터 퓌르트와 독일 분데스리가 2(2부리그)에서 전반 38분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된 뒤 46일 만이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회복 기간이 4주로 점쳐졌으나 복귀까지 그보다 시간이 더 지체됐다. 지난달 볼리비아, 콜롬비아와 맞붙었던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평가전 일정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최근 함부르크의 성적은 승격을 장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5경기에서 3무 2패를 거두며 단 한 번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시즌 중반 1위를 고수했던 성적도 2위로 추락했다. 3위 우니온 베를린이 3점 차, 4위 파더보른이 4점 차로 바짝 추격 중이다.
분데스리가 2는 상위 1~2위 팀이 1부리그로 직행하고, 3위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베를린과 파더보른이 득실차에서 함부르크를 앞서고 있는 만큼 동점 상황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파더보른은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를 그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함부르크로서는 승격을 확정 짓기 위해 시즌 종료까지 남은 4경기에서 최소 10점 이상의 승점을 따내야 한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만큼 함부르크는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황희찬의 중용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날 경기에서도 한스 볼프 함부르크 감독은 1-1로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황희찬을 첫 번째 교체 카드로 꺼내 들었다. 만회골을 위한 공격적인 승부수로 황희찬을 택한 것이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선 황희찬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기에는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가벼운 움직임을 선보였다.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도 여전했다.
함부르크는 황희찬의 임대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원소속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협상을 거듭하고 있다. 약 70억원으로 추정되는 황희찬의 이적료를 할부로 내 완전 영입을 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랄프 벡커 함부르크 단장은 지난달 함부르크의 한 지역 일간지를 통해 “황희찬을 완전히 영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본래 계약대로라면 황희찬은 오는 여름 함부르크를 떠나 잘츠부르크로 복귀해야 한다.
분데스리가 2에서는 함부르크를 상대로 대부분 팀이 역습 위주의 실리적인 수비축구로 나서지만 승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력상 강팀으로 평가되는 팀들을 상대로 공수 포지션은 지금과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역습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보다 황희찬이 자신의 장점과 스타일을 조금 더 살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한 승격 전쟁의 사투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첫 번째다. 부진한 흐름에 빠진 함부르크를 구해내야 한다. 황희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