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이해찬, ‘신인’ 황교안에게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입력 2019-04-22 10:35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다시 그런 발언을 하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주말 장외 집회에서 황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여권의 대표적인 원로 정치인이자 7선 의원이기도 한 이 대표는 지난 2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정치 전면에 나선 ‘정치 신인’ 황 대표에게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먼저 고 김홍일 전 의원의 별세와 남북 관계 등 현안은 언급한 뒤 “한가지 더 말씀드린다”면서 황 대표 비판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제 1야당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야당 대표가 문 대통령을 가리켜 김정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고 힐난하는 게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면서 “정치를 처음 시작한 분이 그렇게 입문하면 마지막에 어떻게 끝내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다시 그런 발언을 하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중하게 경고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제히 한국당의 장외 집회를 향한 비판을 꺼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광화문에서 막말 대잔치를 벌였다. 전형적인 구태 정치이자 후진 정치”라고 지적했고, 박광온 최고위원도 “한국당이 극우정당으로 가는 정도가 심해졌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는 극언은 언어폭력”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지난 21일 광화문에서 열린 장외 집회에서 “북한은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은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있다”며 “경제를 살릴 의도는 보이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당이 이 정권의 좌파 독재가 끝날 때까지 결코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며 “제가 선봉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