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첫 출사표 “변화와 통합의 적임자”

입력 2019-04-21 16:56 수정 2019-04-21 17:2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주변의 권유로 기존의 희끗희끗했던 머리카락을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이 의원은 “미용실에 간 게 거의 10년 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다음달 8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이 의원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한 변화와 통합의 원내대표가 되겠다”면서 “저부터 변하고 또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386세대 맏형’으로 굳어진 자신의 운동권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읽힌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기존의 희끗희끗했던 머리카락을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이 의원은 총선 승리의 ‘야전 사령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승리로 촛불정신을 완성하고 더 큰 민생과 평화, 더 큰 대한민국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또 “4·3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경고를 우리 스스로 혁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진보의 길을 걸었던 제가 먼저 미래를 향한 혁신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 넓은 리더십의 통합’을 이뤄야 할 때라는 점도 언급하면서, 총선 공천과정에서 편파성 시비를 원천에서 차단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의 공천은 합리적 혁신이 있고 투명하며 불편부당하도록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겠다”며 “내부의 단결을 극대화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진용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당정청 관계와 관련해선 “정청당(政靑黨)이 아니라 당정청(黨政靑) 관계가 되도록 당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도입과 결정 과정에서 지도부가 아니라 각 상임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게 하겠다”며 “더이상 의원들의 배제와 소외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의 직접적 계기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거론했다. 그는 “황 대표가 당대표 출마 당시 ‘무덤 속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이 돼 당정청을 장악하고 좌파독재를 획책한다’고 언급했을 때 제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감을 느꼈다”며 “한국당 심장에 똬리를 틀기 시작한 극우 정치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한국당의 극우정치는 족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자신들을 파멸로 한순간에 몰고갈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 우파 정당은 신자유주의 후과, 영향으로 나온 것이지만 우리나라 극우정치는 박근혜 탄핵에 극렬히 맞섰던 태극기 세력의 폭력성과 포악성에 근거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전날 장외집회와 관련해서도 “온당하지 않다”며 “5·18 망언과 세월호 모욕에서 벗어나기 위한 회피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이로써 다음달 8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향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 의원과 함께 후보군으로 꼽히는 김태년·노웅래 의원도 출마 기자회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