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스스한 동굴 구경, 장애인도 휠체어 타고

입력 2019-04-19 11:39
미국 칼즈배드동굴

기기묘묘한 종유석, 석회암이 녹아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 박쥐가 튀어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 분위기 …. 동굴 구경은 납량극 못지않은 스릴을 준다. 하지만 가파른 경사와 계단 등으로 인해 장애인들에게 동굴은 접근금지구역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그곳도 휠체어 타고 자유자재 다닐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공개동굴에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내부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단양 온달동굴. 문화재청 제공

첫 동굴로 단양 온달동굴(천연기념물 제261호)을 지정돼 2020년까지 정비된다. 총사업비 23억 원이 투입되며 올해 설계비 1억 원(국비 7000억, 지방비 3000억)이 배정됐다. 공개구간 450m 중 입구로부터 300m 구간이 정비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굴 중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는 동굴은 울진 성류굴 등 총 8개소이다. 동굴은 그동안 공개구간 내 관람편의시설인 시설물에 계단, 경사로 등이 많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약자에게는 사실상 관람이 어려운 공간이었다.

문화재청은 동굴 내 ‘무장애 사업’이 처음 시행되는 만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장애인 단체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불편사항을 사전에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에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미국 뉴멕시코주 칼즈배드동굴(Carlsbad Cavern)이 ‘무장애 동굴’의 모범 사례로 소개된다. 휠체어를 사용할 수 있는 1.9km의 포장도로가 갖춰져 있고,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