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핀 봄날을 맞아 푸릇한 청춘 로맨스가 선보인다.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만든 8부작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다. 오는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된다. 지난 1월,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이 합심했던 한국형 좀비 스릴러 ‘킹덤’에 이어 두 번째로 내보이는 국내 오리지널 드라마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즌2도 벌써 준비돼 있다.
극은 다섯 청춘의 성장기를 다뤘다. 처음 사는 인생이라 아직은 서툴고 모자란, 그래서 더 빛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춘들이 한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담백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이들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며 점차 성숙해나간다. 배우 지수 정채연 진영 최리 강태오가 캐스팅됐다.
로맨스물이라면 일가견 있는 멜로 전문가들이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연애의 발견’(KBS2)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를 집필한 정현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용팔이’ ‘엽기적인 그녀’(이상 SBS) 등을 연출한 오진석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극이 그리고자 하는 청춘은 어떤 모습일까. 12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오 PD는 “다른 것이 없어도 자체만으로 예쁜 나이가 있고, 예쁜 시절이 있단 얘기를 들은 적 있다.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에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청춘물은 대개 위험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보편적 키워드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크게 나뉘지 않으나, 되레 그 점이 식상하게 비치기도 한다. 이번 극은 여타 일반적 청춘물과는 다른 결을 가져간다. 오 PD는 “청춘에 대한 위로, 격려나 당위 등을 제시하지 않으려고 했다. 청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짚어보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어 “전 세계에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한국 20대 라이프스타일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홍대나 연남동 등 ‘힙 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보기만 해도 풋풋함이 스미어 나오는 배우 라인업이다. 청춘의 군상을 다채롭게 그려낼 예정이다. 극에서 송이의 20년 지기 친구이자 사랑꾼 태오 역을 맡은 지수는 그간 ‘힘쎈여자 도봉순’(JTBC) 등에서 강렬한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었다. 그룹 다이아의 정채연과 ‘구르미 그린 달빛’(KBS2) 등에서 인상적 활약을 펼친 진영이 각각 송이·도현 역을 맡아, 지수와 함께 삼각 로맨스를 키워나간다. 최리는 재벌 2세 소녀 가린 역을 소화하며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훈 역의 강태오와 귀여운 로맨스 호흡을 선보인다.
지수는 “태오는 자유분방하고 자기애가 넘치면서 따뜻하고 바보 같기도 한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지금까지 남성적 역할을 주로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나이에 맞는 귀엽고 발랄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이 역의 정채연은 “힘든 삶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서 청춘을 보내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진영은 “도현은 학교에 다니며 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아르바이트도 하는 성실한 친구다. 섬세하고 부드럽지만 사랑 앞에서는 직진하는 게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젊은이들의 얘기지만,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오 PD는 “연애나 진로 고민 등 작은 부분에서도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었던 때가 있었다. 그건 처음이라서 그런 것 같다. 나이 든 분들이 보면 비슷한 경험에 슬며시 미소 짓고, 또래는 비슷해서 웃음이 나오는 작품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극 대사 중 ‘누군가는 자기 자리를 찾았고, 누군가는 자기 자리를 찾는 중이다. 우리에게는 다음 계절이 오고 있다’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청춘의 성장 과정을 담담히 표현해낸 말이기 때문이다. 배우들이 뽑은 대사를 보면 극의 분위기가 한층 진하게 풍겨온다. 각 캐릭터가 가진 재기발랄함도 함께다.
‘진짜 좋은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를 헷갈리게 안 해.’(지수) ‘감정이라는 게 확신을 갖기 꽤 어려워.’(정채연)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거밖에 없을지 몰라.’(진영) ‘부정, 그게 바로 이별을 받아들이는 첫 번째 단계야.’(강태오) ‘제 인생, 제가 스스로 살게요.’(최리)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