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파행, “조국 수석이 이미선 남편 페이스북 해명 퍼날랐다”

입력 2019-04-12 11:28 수정 2019-04-12 11:30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2일 파행됐다. 여당은 두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함께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국 민정수석이 이 후보자의 남편이 올린 페이스북 해명 글을 퍼 날랐다”고 주장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인사 검증을 해야 하는 조 수석이 자신의 카카오톡으로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의 페이스북 링크를 퍼 나르고 있다”며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수석이 보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화면을 들어 보이며 “조 수석이 오 변호사의 변명을 페이스북에 바로 띄울 수 있도록 했다. 나라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도 청와대가 오 변호사에게 해명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언론으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는 청와대 비서관이 오 변호사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적극적으로 해명하라고 했다는 얘기가 확인됐다”며 “청와대는 후보자에 대한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후보자 지명 철회를 할 경우 조 수석 지키기가 무너진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민심에 반하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회 역사상 이런 일이 있었나 싶다.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겠다고 합의를 봤는데도 여당이 의사 거부를 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라며 “법사위 일정을 파행시킨 더불어민주당은 스스로 한 건지 조 수석 지시를 받은 것인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오 변호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분이다. 원래 법관은 윤리강령에 의해서 주식거래를 하면 안 된다”며 “오 변호사는 말할 것도 없고 이 후보자도 헌법재판관은 고사하고 법관 자격도 없다. 이런 사람을 같이 청문 보고서 채택 안건을 올려달라고 하는 게 집권 여당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는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열리지 않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1시간여 발언을 이어간 뒤 회의장을 떠났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