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동시통역 오가며 2시간 “아주 허심탄회한 논의”

입력 2019-04-12 04:56 수정 2019-04-12 09:06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7번째 정상회담은 순차통역과 동시통역을 오가며 2시간여 동안 광범위한 내용을 다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아주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오후 12시18분부터 약 30분간 이뤄진 단독회담은 순차통역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면 각각 양측 인력이 통역을 진행하는 식이다. 발언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뤄진 형식이다. 양 정상은 단독회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이후에도 북한이 지난해 4월에 발표한 핵·경제 병진노선 포기, 사회주의 경제 건설 매진 노선을 견지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대화 입장을 유지하는데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두고도 광범위한 논의가 오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방안의 구체적 내용을 묻는 질문에 “여러 방안에 대해 아주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며 “더 이상 공개 못 하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정상회담이 동시통역으로 개최됐다. 양국 참모가 참여한 회담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모멘텀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또 무역과 안보 분야 등 한·미 동맹 강화방안도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밝혔던 미 군사무기의 대량 구입 문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나 남북 접촉을 통해 한국이 파악한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도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매우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있는 미 행정부 고위 인사를 모두 만나 폭넓게 의견을 청취하고, 대통령의 구상을 전달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회담 이후 제기된 여러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던 ‘조기 수확론(Early harvest)’과 ‘굿 이너프 딜(충분히 만족할만한 합의)’ 타진 여부에 대해 이 관계자는 “가급적 조기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여러 방안에 대해 매우 허심탄회한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