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의 위치가 바뀐 채 99세까지 장수한 할머니가 화제다. 미국 오리건주에 살았던 로즈 마리 벤틀리는 선천성 심장 이상 질병인 ‘좌흉심’과 장기의 좌우가 바뀐 ‘좌우바뀜증’을 가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녀의 좌우바뀜증은 사후에 발견됐다.
지난 9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사망한 벤틀리는 남편을 따라 자신의 시신을 의료 발전을 위해 기부했다. 그녀의 시신은 미국 포틀랜드 오리건 보건과학대(OHSU)에 안치돼 해부학 실습에 사용됐다.
당시 해부학 실습을 하던 의대생들은 그녀의 장기가 뒤바뀌어 있음을 확인하고 놀랐다고 한다. 실습 현장에 있던 워런 닐슨 학생은 그녀의 시신을 해부한 것에 대해 “특별한 경험이다”라며 “이 경험이 앞으로 내가 아픈 사람들을 진료할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캐머런 워커 조교수도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다”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워커 교수는 “심장을 제외한 장기의 좌우가 바뀐 사람이 성인이 될 때까지 생존한 경우는 5000만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상태에서 70대까지 생존한 경우는 단 두 차례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틀리의 딸 루이즈 알리는 “자신이 희귀한 몸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어머니는 틀림 없이 웃었을 것”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관심에 즐거워하셨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