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지역에 최악의 산불이 휩쓴 가운데 칠레의 타버린 숲을 되살린 세 마리 보더콜리 이야기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5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화재로 타버린 산을 되살리는 보더콜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고성·속초 등 강원 지역 산불로 파괴된 생태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해당 글은 주목을 끌었다.
칠레는 2017년 1월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겪었다. 민가 1700채가 불에 탔고, 주민 1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약 46만㏊ 이상의 광대한 산림이 검은 재로 변했다. 그때 한 보호단체가 산림을 살리는 기발한 방법을 제안했다. 개를 활용해 숲에 씨앗을 뿌리자는 아이디어였다. 계획은 2017년 3월부터 6개월 동안 실행됐다.
당시 보도된 AFP통신 기사에 따르면 “장애인 보조견 훈련사인 프랜시스카 토레스가 세 마리의 암컷 보더콜리를 데리고 숲 되살리기에 나섰다”며 “그녀가 세 마리의 보더콜리에 씨앗이 들어있는 조끼를 입히고 잿더미로 변한 숲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세 마리의 보더콜리 썸머, 올리비아, 다스는 숲을 뛰어다니며 주머니에 가득 담긴 각종 식물의 씨앗을 흩뿌렸다. 훈련사 토레스는 “사람은 하루 종일 일해도 고작 3㎢ 면적에 씨앗을 뿌릴 수 있는 반면 보더콜리 세 마리는 하루에 30㎢의 면적에 10㎏의 씨앗을 퍼뜨린다”며 “무엇보다 보더콜리는 뛰어다니기를 너무 좋아한다”고 전했다. 토레스와 보더콜리 세 마리는 함께 칠레 엘 말레의 15개 숲에 많은 양의 씨앗을 파종했다.
토레스는 지난해 환경전문매체 MNN과의 인터뷰에서 “타버린 숲에 여러 식물과 동물들이 되돌아오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렇게 몇 해가 지나면 화염으로 황폐해진 산림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