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집어삼키며 ‘강팀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 울버햄튼을 상대로 FA컵과 리그 포함 1무 2패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늑대들의 무릎을 꿇리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지난 2일(현지시간) 홈구장인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맨유전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맨유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력을 드러내며 4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 유독 강팀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빅6’와 치른 10경기에서 3승 4무 3패를 기록했다.
FA컵까지 대회를 확장하면 울버햄튼의 ‘빅6’ 상대 성적은 더욱 좋아진다. FA컵 3라운드(64강전)에서 리버풀에 2대 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FA컵 6라운드(8강전)에서는 맨유를 2대 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 승격한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훌륭한 실력이다.
다만 ‘빅6’팀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는 울버햄튼이 순위가 낮은 팀들과 8승 4무 8패를 기록중이라는 점은 곱씹어볼 문제다. 끈끈한 수비 조직력에 비해 부족한 득점력이 문제로 꼽힌다.
울버햄튼의 득점은 40점으로 리그 12위다. 공격수 라울 히미네스와 디오고 조타가 19골을 합작하며 울버햄튼의 공격을 이끌고 있지만 부족한 게 사실이다. 파괴력 있는 윙어가 없기 때문이다.
울버햄튼은 중앙 수비수 코너 코디의 롱패스와 중앙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와 루벤 네베스의 패스로 빌드업을 진행한다. 공격 시 윙플레이는 스리백을 중심으로 포진한 양쪽 윙백이 도맡는다. 손흥민은 물론이고 비슷한 레벨의 팀인 에버튼의 베르나르도 같은 윙어가 없으니 파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실점에서는 빅6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30점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3점 이상 실점한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와 레스터 시티전 2경기밖에 없다. 수비 시 스리백을 중심으로 양쪽 윙백이 내려와있는 5-2-3 형태로 사실상 수비에 방점을 찍은 포메이션을 쓴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2017년 부임 이후 중요성을 현실에서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지난 시즌부터 다져온 수비 조직력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