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 악성 소프트웨어 갖고 트럼프 별장 들어가 체포 당해

입력 2019-04-03 11:40 수정 2019-04-03 12:47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 AP뉴시스

악성 소프트웨어를 소지한 중국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들어갔다가 체포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각국 정상이 빈번하게 방문하는 마러라고 리조트의 보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장유징이라는 이름의 중국 여성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마러라고에 들어갔다가 대통령 경호실 요원들에게 붙잡혔다. 그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저장된 USB 저장장치와 여권 2개, 휴대전화 4개, 노트북 컴퓨터 등을 갖고 있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리조트 근처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으나, 이 여성과 접촉한 정황은 없다고 WP는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달 30일 오후 12시쯤 마러라고 내 수영장에 들어가고 싶다며 리조트 경호실 직원에게 여권을 제시했다. 경호실 직원은 리조트 회원 명단에 ‘장’이라는 이름의 남성 회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여성에게 “장이 당신의 아버지인가”라고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누구를 만나러 왔는지 묻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직원은 이 여성이 영어를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들여보냈다.

그러나 이 여성은 리조트 안에서 또 다른 직원의 질문에 덜미가 잡혔다. 중국 여성은 어떻게 왔는지 묻는 직원의 질문에 “‘유엔 중국계 미국인 협회’가 주관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며 “찰스라는 중국인 친구가 이 행사에서 대통령 가족을 만나 미·중 경제 관계에 대해 얘기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이러한 행사는 없었다.

결국 경호실 직원들은 여성의 소지품을 수색했고, 악성 소프트웨어 등 수상한 물품 등이 발견됐다. 이 여성은 수색 받을 당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플로리다주 연방경찰은 거짓 진술과 제한 구역 침입 혐의로 그를 고발한 상황이다.

이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각국 정상들이 자주 머무는 마러라고의 보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 리조트 회원은 “왜 미국 대통령이 주말을 보내는 리조트에 모든 사람들의 출입이 허용되는지 모르겠다”며 “분명 무슨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WP에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