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안타 2위인데 득점은 9위’ 구슬 못꿰는 KT…로하스 부활 절실

입력 2019-04-03 10:19 수정 2019-04-03 11:06

KT 위즈는 2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0대 9로 맥없이 무너졌다. 5안타, 5볼넷을 뽑아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러면서 2승 7패로 최하위에 계속 머물게 됐다.

KT의 공격 지표는 그리 나쁘지 않다. 팀 타율은 0.272로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안타 역시 87개로 2위다. 홈런은 7개로 공동 5위다. 도루도 8개로 2위다. 그런데 득점권 타율은 0.195로 9위다. 득점 또한 32득점으로 9위다. 안타를 많이 때려내면서도 이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한계를 올해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KT의 이 같은 고민의 중심에는 멜 로하스 주니어(29)가 있다. 로하스는 계약금 5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 인센티브 최대 10만 달러를 포함해 총액 160만 달러에 재계약한 3년차 선수다. 보장금액만 50%나 인상됐다.

그러나 로하스는 지난달 30일 KIA 타이거즈 경기를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KT가 치른 9경기 가운데 안타를 뽑아낸 게임은 4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34타수 6안타, 타율 0.17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3홈런을 몰아쳤던 거포 본능은 발휘되지 않고 있다. 0홈런이다. 장타는 2루타 1개가 고작이다. 삼진은 무려 13개나 당했다. 득점권 타율은 0.063에 그치고 있다. 1타점, 3득점이 전부다.

지난달 31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가 로하스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했다. KIA는 2-1로 뒤진 5회말 1사 2, 3루 상황에서 3번 타자 강백호(20)를 거르고 4번 타자 로하스를 선택했다.

KIA의 판단은 적중했다. 로하스는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KIA는 대량 실점을 피했다. 로하스는 2-4로 지고 있던 9회 1사 1, 2루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떨궜다. 결국, KT는 이날 경기를 내주며 연승 기세를 잇지 못했다.

로하스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KT의 득점 경로는 철저히 봉쇄될 수밖에 없다. 강백호가 4할대 타격으로 기회를 만들어도 로하스가 꿰지 못한다면 KT의 성적은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로하스는 지난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172안타, 43홈런을 때려냈다. 특히 114타점과 114득점을 올리며 득점 기회를 모두 만들어내는 타자였다. 이강철 감독의 인내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