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9점대…타율 1할7푼’ 엇갈리는 컵스 3인방의 KBO적응기

입력 2019-04-03 09:14

지금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KT 위즈 이대은(30)은 2007년 계약금 81만 달러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고,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29)는 2008년 115만 달러에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대은은 메이저리그의 꿈을 접고 2015~2016년 일본 롯데 마린스에서 활약한 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했다.

이학주도 메이저리그 문턱까지 갔지만, 부상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지난해 2차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두 선수 모두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KBO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이대은은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1회부터 난타를 당했다. 4회에는 밀어내기 볼넷까지 허용했다. 4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져 8안타를 맞았다. 볼넷 2개, 삼진 3개였다. 7실점(4자책점)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앞선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선 홈런 3개를 포함해 7안타를 맞으며 역시 7실점(5자책점) 했다. 이대은은 두 경기 9이닝 동안 15안타, 14실점(9자책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하고 있다. KT 토종 1선발로 평가됐던 이대은으로선 충격적인 결과다.

삼성 이학주도 동병상련에 빠져 있다. 2일까지 28타수 5안타, 타율 0.17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려내며 이름값을 하는 듯했지만, 이후 안타는 1개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삼진은 8개나 당했다. 특히 수비만큼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벌써 5개의 실책을 범했다.


반대로 2009년 시카고 컵스와의 계약 당시 10만 달러의 계약금으로 컵스 3인방 중 가장 주목도가 떨어졌던 SK 와이번스 하재훈(29)은 KBO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다. 포수가 아닌 투수로서다.

하재훈은 지난달 23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달 2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선 역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첫 홀드를 따냈다. 지난달 31일 키움전에선 1이닝을 막아내며 2승째를 챙겼다. 하재훈은 4경기에 등판해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0.167에 불과하다. 시카고 컵스 3인방의 KBO리그 착륙기는 안정감에서 엇갈리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