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산불, 강풍 탓 초기진화 실패…밤새 추가 피해 우려

입력 2019-04-03 00:56
2일 오후 3시 18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학교 뒤 운봉산 입구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났다. 산림청 제공

부산 해운대구 운봉산에서 발생한 큰 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강한 바람 때문에 초기 진화에 실패하고, 동원됐던 헬기도 일몰 후 작업을 중단하면서 밤새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일 “진화작업에 투입됐던 헬기 13대가 해가 진 이후 철수했다”며 “소방대원 등이 대거 투입돼 밤샘 진화작업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현재 현장에는 소방대원, 의용소방대, 군과 경찰 병력, 구청 직원과 산불진압대, 산림청 직원 등 870여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물지게를 진 채 산을 오르며 진화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일부는 삽과 곡괭이 등을 이용해 잔불 정리를 하는 중이다.

부산소방은 화재 후 6시간 동안 산림 5㏊가량이 소실된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낮에 강풍 때문에 불이 크게 확산됐지만, 밤이 되면서 바람이 잦아들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밤새 불이 크게 번지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며 “날이 밝으면 산림청, 소방 등의 헬기를 총동원해 완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불은 오후 3시18분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학교 뒤 운봉산 입구에서 시작됐다. 부산소방본부는 대응1단계를 발령했고, 오후 5시26분쯤 대응2단계로 격상했다.

소방당국은 불씨가 강풍을 타고 소방 저지선을 넘어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퍼지자 인근 주택가와 학교 등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동부산대와 운봉중학교는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과 교직원 등을 대피시켰다. 인근 주민 95명, 요양원 환자 35명, 장애인시설 인원 30명 등도 대피했다.

부산소방은 현재까지 인명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가 완료되면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지역에는 지난 1일부터 이틀째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