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흉부질환’ 모두 찾아내는 AI…“의사 보다 정확”

입력 2019-04-01 10:44 수정 2019-04-01 11:14
왼쪽부터 일반 흉부X선 사진, AI 시스템이 확인한 사진. 우측 하부 폐의 폐암을 AI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찾아낸 것을 볼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폐 결절(비정상적 덩어리)과 폐암, 폐렴, 기흉 등 이른바 4대 흉부 질환을 모두 찾아내는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영상 판독 시스템이 개발됐다. 병소의 존재 여부와 위치에 대한 진단 정확도가 의사보다 더 높았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와 소프트웨어 회사 루닛 공동 연구팀은 주요 흉부 4대 질환 모두를 찾을 수 있는 AI 보조 진단 시스템이 완성됐다고 1일 밝혔다.
이번 AI의 효과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근호에 발표됐다.

흉부 4대 질환은 세계적으로 발병 빈도와 사망률이 높아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번 AI 시스템 개발을 위해 4대 흉부질환 X선 영상자료가 포함 된 총 9만8621건의 영상자료 결과를 이용했다. 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을지대병원,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병원 등 5개 기관에서 개발된 AI의 성능을 각각 검증했다.

그 결과 외부기관 평가 진단 정확도가 평균 97%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15명의 의사와의 비교 평가에서도 AI가 대부분의 판독 의사보다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병소가 있는지 없는지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분류’의 경우 내과 의사(81.4%) 영상의학전문의(89.6%) 흉부영상의학전문의(93.2%) 보다 AI 시스템이 98.3%의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 가장 높았다.
또 병소의 존재 뿐 아니라 위치까지 진단하는 정확도도 내과 의사(78.1%) 영상의학전문의(87.0%) 흉부영상의학전문의(90.7%) 보다 AI 시스템(98.5%)이 더 높았다. 의료진이 AI의 보조를 받을 경우, 최대 9%포인트까지 판독 능력이 향상됐다.


개발된 AI 시스템은 환자의 흉부X선 영상을 분석해 이상 소견이 있는 부위를 표시하고 그 가능성을 확률값으로 제시해 준다. 의료진은 AI 소프트웨어 도움으로 보다 손쉽게 영상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박창민 교수는 “폐 결절만 확인 할 수 있는 기존 시스템으로는 모든 질환을 한 번에 판단해야 하는 실제 진료현장에 활용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이번에 보완된 시스템은 발병 빈도와 중요도가 높은 흉부 질환을 한 번에 확인 할 수 있어, 임상에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발된 AI 시스템은 올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승인을 앞두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