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성(55) 신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열린 신춘음악회 ‘새로운 100년, 당신이 주인’ 제작 발표회를 포함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다음 100년의 주인공이 우리 모두를 라는 메시지를 담은 신춘음악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4월 3일 세종M씨어터에서 열린다.
신춘음악회는 ‘더 송 오브 더 스워드’(The song of sword)로 시작된다. 작가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이 작품은 이순신 장군의 영웅적인 모습과 고뇌, 번민 등을 담고 있다. 작곡가 이태일의 웅장하면서도 비장미 있는 선율을 들을 수 있다. 소리꾼 임상숙은 유관순 열사의 절절한 마음을 담은 정가 ‘오래된 이야기, 봄바람 끝에서’를 부른다.
이어지는 작곡가 김선의 ‘어둠 속의 빛을’은 일제의 침탈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작곡가 이정호의 타악 협주곡 ‘불꽃’은 민족을 하나로 묶었던 횃불을 타악으로 표현한 곡이다. 일제 강점기 잔재인 조선총독부 건물 해체식(1995)에서 연주됐던 작품인 박범훈의 ‘천둥소리’가 음악회 피날레를 장식한다.
일제강점기의 한과 아픔부터 해방의 자유, 미래의 번영까지를 담기는 공연이다. 박 단장은 “자기 민족을 자신이 구하지 않으면 구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주인 의식을 언급하면서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가지면 좋겠다. 공연 제목에서 당신은 바로 나 자신, 시민, 국민일 수 있다. 앞으로 발전된 국가를 꿈꾸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1월 이 악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박 단장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단체의 브랜드화가 목표다. 우리 공연에 관객들이 가득했으면 한다. 관객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찾아가는 음악회 등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르 융복합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으로 현대 관현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국악의 현대화·대중화·세계화를 위해 1965년 창단된 한국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이다. 박 단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인 종묘제례악의 이수자다. 국립민속국악원장,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 세종국악관현악단장을 역임했다. 국내외 2450여회의 활발한 공연 지휘로 전문성과 현장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