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승객으로 만난 경기 버스기사의 행동(영상)

입력 2019-03-28 07:10


경기 시내를 운행하는 한 버스 기사가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성범죄자를 승객으로 태운 뒤 재빠르게 신고해 검거에 큰 도움을 준 사실이 알려졌다. 범인을 목격하고, 이를 검거하는 순간까지의 모습은 버스 내부의 CCTV에 고스란히 촬영됐다. 특히 범인을 알아보고도 태연하게 행동하는 기사의 행동에 칭찬이 이어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7일 유튜브 채널에 경기 시흥시에서 60대 남성이 버스에 올라탔지만 결국 검거된 장면을 공개했다. 그는 전날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사람이었다. 당시 그는 30㎝ 칼을 가지고 있었다.

이 남성을 추적하던 경찰은 경기지역 버스업체에 수배 전단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버스업체 기사들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단체 대화방에서 이 남성의 수배 전단을 공유했다. 안양에서 부천을 운행하는 버스 기사 A씨는 지난 8일 버스를 운행하다 수배 전단에서 본 남성을 승객으로 만나게 됐다. A씨는 곧바로 단체 대화방에 “지금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사람이 내 차에 탄 것 같다” “그 사람이 확실하니 다른 사람이 신고 좀 해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A씨는 다른 기사가 112신고를 하고, 경찰이 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버스를 천천히 몰았다. 운행 중 곁눈질을 하고, 휴대전화를 많이 들여다본 버스 기사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인지 A씨는 기지개를 켜면서 태연한 척 행동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경찰이 시민이고, 시민이 경찰”이라며 A씨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경찰은 버스 기사의 눈썰미와 기지로 남성을 검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판단해 A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