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맨시티만 3번…토트넘의 지옥길

입력 2019-03-17 13:20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지난 5일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16강 2차전에서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빠듯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얇은 선수단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모두 병행해야 한다.

토트넘에 4월 예정된 경기는 총 7경기. 다음 달 1일 리버풀전을 시작으로 앤 호브 알비온, 허더즈필드 타운, 맨체스터 시티, 웨스트햄과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른다. 다행히 원정경기는 2차례뿐이지만 모두 까다로운 상대다. 리버풀의 안필드 스타디움과 맨시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이다.

맞붙는 두 팀 모두 홈경기에서 극히 강한 모습을 보인다. 리버풀은 전 대회 통틀어 이번 시즌 안필드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으며, 맨시티 역시 지난해 12월 크리스탈 팰리스에 당한 1패뿐이다. 게다가 리버풀 원정경기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를 받아 출장할 수 없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난 상대도 같은 프리미어리그 소속 라이벌 맨시티다. 다음 달 10일과 18일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연이어 맨시티를 상대한다. 열흘간 맨시티만 3번 만나는 셈이다. 맨시티는 여러 베팅업체로부터 챔피언스리그 우승 1순위로 꼽힐 정도의 강호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토트넘으로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대인 셈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게티이미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관장하는 3월 A매치로 짧은 휴식기를 보내고 있지만 포체티노 감독 마음이 편할 리는 없다. 주축 대부분이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해리 케인, 대니 로즈, 키어런 트리피어, 에릭 다이어, 델레 알리가 잉글랜드 대표팀에 차출됐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경기를 소화한다. 가뜩이나 선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머리를 짜내야 하는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혹여 부상자라도 생긴다면 최악의 상황이 찾아온다.

맨시티는 다르다. 르노이 사네, 라힘 스털링, 존 스톤스, 카일 워커 등 이들 역시 많은 선수가 대표팀에 다녀오지만 잔류한 선수들도 많다. 세르히오 아구에로, 아이메릭 라포르테, 케빈 데 브라위너 등은 소속팀에 남아 휴식을 취한다. 부상으로 쉬던 중원의 핵 페르난지뉴도 4월 초 복귀를 앞두고 있다. 특히 라포르테가 대표팀 소집에서 빠지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드디어 쉴 수 있게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정도다. 게다가 맨시티는 토트넘보다 선수층이 훨씬 두껍다. 체력적 상황에서도 훨씬 우위에 있는 셈이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4연속 무승(1무 3패)에 그쳤다. 우승 경쟁도 사실상 끝난 상황에서 3위 자리마저 위태롭다. 아스널이 1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 경기 덜 치른 첼시와의 승점 차이도 4에 불과하다. 덜 치른 한 경기에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첼시하고의 승점 차도 사실상 1이라는 얘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3점 차로 추격 사정권에 있다.

다가올 4월을 현명하게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에서 밀려나는 악몽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지쳐가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포체티노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