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골키퍼를 생각하면 보통 장신 거구의 체격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공격이 아닌 수비를 위해 존재하며 필드 위에서 신체 모든 부위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포지션이다. 동일한 반사 신경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당연히 키가 큰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프로축구 골키퍼들의 경우 2m에 아우르는 선수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통념을 깨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12일(한국시간) 경남FC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라운드에 나섰던 말레이시아 조호르 다룰 탁짐의 수문장 파리잘 말리아스다.
말레이시아 대표팀 골키퍼이기도 한 말리아스의 신장은 165㎝. ‘키 작은 골키퍼’로 명성을 떨친 이케르 카시야스(포르투)나 헤일러 나바스(레알 마드리드)의 신장이 184㎝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말리아스가 키가 얼마나 작은지를 가늠할 수 있다. 필드 플레이어를 기준으로 해도 아주 작은 편에 속한다.
이날 맞대결을 펼쳤던 경남의 이범수(190㎝) 골키퍼와는 무려 25㎝나 차이가 난다. 이름난 유럽축구 골키퍼들 역시 마누엘 노이어(193㎝) 다비드 데헤아(190㎝) 티보 쿠르투아(199㎝) 등 장신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날 말리아스 골키퍼는 특별한 선방장면은 없었지만,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며 팀의 무승부를 이끌었다. 경남의 2개의 유효 슛을 모두 막아냈다. 전반 36분 골문 안으로 향하는 머치의 프리킥을 빠르게 쳐내기도 했다. 조호르는 말리아스 골키퍼가 직접 나서 포백 수비라인의 간격을 조율하며 경기 내내 끈끈한 간격을 유지했다.
챔피언스리그 첫 원정경기의 부담 때문인지 경남은 역습에 휘둘리며 조호르에 시종일관 끌려다녔다. 결국 양 팀은 공방전을 주고받다 1대 1 무승부를 기록하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 최약체로 꼽혔던 조호르로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말리아스 골키퍼를 비롯해 조호르 수비진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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