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 거물급 인사가 한 곳에 모였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장남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인도 NDTV는 10일 “암바니 회장의 장남 아카시와 보석회사 로지블루 총수 일가의 장녀 슐로카 메타의 결혼식이 전날 뭄바이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암바니 회장은 500억 달러(약 57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아시아 1위 재벌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세계 12위에 랭크돼 있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석유, 가스, 화학, 이동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인도 국적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다.
암바니 회장은 막대한 자본과 왕성한 사업 활동만큼 두터운 인맥을 자랑한다. 세계의 웬만한 정재계, 문화체육계 인사와 연결돼 있다. 그의 장남의 결혼식에 반 전 총장, 이 부사장, 피차이 CEO를 비롯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리드 리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 인도 국민배우 아미르 칸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지오의 4세대(4G) 이동통신 분야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릴라이언스 지오의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 투자에서도 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인도 라자스탄에서 열린 암바니 회장 딸 이샤의 결혼식에도 하객으로 갔다.
암바니 회장은 이샤의 결혼식보다 적은 비용을 아카시의 예식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바니 회장이 이샤의 결혼식에 들인 비용은 1억 달러(약 1100억원)였다. 인근 주민 5100명에게 나흘간 매일 3끼의 음식을 제공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켄 히츠너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장, 팝스타 비욘세가 이샤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인도에서 혼주(婚主)는 신랑이 아닌 신부 측 일가다. 암바니 회장은 아카시의 결혼식에서 비용을 줄였지만 뭄바이의 치안을 위해 수고한 경찰관 5만명에게 과자상자를 전달해 ‘통 큰’ 감사를 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