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 실망…지켜보자” 협상 장기전 돌입?

입력 2019-03-08 11:02 수정 2019-03-08 11: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 있는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가능성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조금 실망했다”고 말하며 당분간 북한 동향을 지켜보자고 했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의 회담 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 김 위원장에게 실망했는지 묻는 질문에 “조금 실망했다. 조금(a little disappointed. a little bit)”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동향을) 지켜보자. 약 1년 내에 여러분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장으로 재사용하기 위한 복구라는 전제를 달고 김 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북한에게 실망감을 표현한 것에 대해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동향 관련 질문에 “우리는 상업 위성 외에 다른 방법으로 정보들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대로 북한이 이런 방향을 택한 것이라면 매우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국무부는 북한과 건설적인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북한과 접촉했는지 묻는 질문에 “미국이 북한과 하는 모든 의사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우리의 공개적 혹은 사적인 메시지는 우리는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건설적 대화를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38노스 등 북한 전문 연구기관들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 가동 상태로 복구됐다는 분석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대미 압박 카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꺼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