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가능성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조금 실망했다”고 말하며 당분간 북한 동향을 지켜보자고 했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의 회담 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 김 위원장에게 실망했는지 묻는 질문에 “조금 실망했다. 조금(a little disappointed. a little bit)”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동향을) 지켜보자. 약 1년 내에 여러분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장으로 재사용하기 위한 복구라는 전제를 달고 김 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북한에게 실망감을 표현한 것에 대해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동향 관련 질문에 “우리는 상업 위성 외에 다른 방법으로 정보들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대로 북한이 이런 방향을 택한 것이라면 매우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국무부는 북한과 건설적인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북한과 접촉했는지 묻는 질문에 “미국이 북한과 하는 모든 의사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우리의 공개적 혹은 사적인 메시지는 우리는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건설적 대화를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38노스 등 북한 전문 연구기관들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 가동 상태로 복구됐다는 분석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대미 압박 카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꺼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