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은 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개학연기 투쟁에도 우려했던 보육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포항시의 경우 개학연기를 결정한 사립유치원이 35곳으로 경북 도내에서 가장 많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총 191명이 긴급돌봄을 신청했지만, 실제 이용자는 40명에 그쳤다.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들의 개학 날이 분산된 데다 대부분 입학 예정이던 유치원에서 학부모들에게 연락해 자체 돌봄 서비스 제공해 큰 혼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상당수 유치원이 자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혼란은 없었지만, 유치원생을 둔 학부모들의 걱정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포항 대이초는 돌봄신청을 한 18명 가운데 8명이 병설유치원에서 수업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일부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의 경우 돌봄시간을 1시간 연장해 오후 6시까지 자녀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며 “5일 입학식을 하는데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학부모들의 고민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초의 경우 5명, 유강초 병설유치원의 경우 1명이 부모의 손을 잡고 등원했다.
포항초 병설유치원 관계자는 “지금으로써는 학교에서 어떻게 할 부분이 아니다”며 “오늘은 생각보다 돌봄신청자가 적었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유치원들이 개학연기 투쟁에 동참하자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도 잇따랐다.
포항의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개학연기를 결정한 한유총 소속 포항 사립유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유치원 운영위원회 자문을 거치지 않은 개학 연기는 불법이며,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 신흥초에 돌봄을 신청한 한 학부모는 “아이가 입학할 유치원에서 3일 밤늦게 전화가 와서 받아주겠다고 해 돌봄서비스를 하루 미루고 기다리기로 했다”며 “주변의 지인들 대부분이 하루 더 지켜본 뒤 돌봄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섰던 포항지역 사립유치원 35곳은 개원 연기를 철회하고 정상화에 나섰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