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취임 후 처음 발표한 당직 인선에서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그동안 ‘통합’을 강조했던 황 대표가 주요 보직 인사부터 ‘탕평’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살림과 내년 총선 공천작업을 총괄할 사무총장에 한선교 의원(4선)을, 당대표 비서실장에 이헌승 의원(재선)을 각각 임명했다.
방송인 출신의 한 사무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았던 17대 국회에서 당 대변인을 역임했고,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한 ‘원조 친박’ 인사다. 사무총장은 총선 전에는 당무 감사를 통해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고, 공천관리위에도 당연직으로 포함돼 내년 총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리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비박계 줄탈락’이 예고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핵심 요직인 전략기획부총장에는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의 추경호 의원(초선)이 임명됐다. 추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을 이어받은 주인공이다. 2016년 총선 당시 ‘진박(진실한 친박)’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황 대표가 총리로 재직하던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황 대표와도 손발을 맞췄던 사이다.
당 대변인에도 민경욱 의원(초선)과 전희경 의원(비례대표)이 임명됐다. 민 의원은 박근혜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중앙연수원장에는 박근혜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의원(초선)이 임명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