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탑5에도 못 든 삼성 스마트폰, 글로벌 1위 수성 ‘경고음’

입력 2019-03-02 05:00
2018년 4분기 아시아, 북미 지역 스마트폰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수성에 경고음이 켜졌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20% 아래로 떨어졌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톱5 안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18%의 점유율로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1일 밝혔다. 2위 화웨이는 17%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19년에는 삼성전자와 같은 수준에 오르고, 2020년에는 1위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화웨이의 도전이 허언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성장세가 꺾인 것이 점유율 하락에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아시아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분기에는 10%로 5위에 턱걸이했던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애플(12%)에도 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반등을 위해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고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지난해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도에서도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태국에서도 오포에 밀려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아시아 시장은 미국, 유럽보다 프리미엄 폰 수요는 적지만 인구수가 많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잃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북미 시장에서는 애플(4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2%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2위다. 북미, 유럽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한 곳으로 형성된 구도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미 애플 아이폰이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터라 삼성전자가 시장 구도를 바꾸기는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는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선 1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갤럭시 M30.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로선 올해 스마트폰 수성 전략이 매우 중요해졌다. 일단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10주년을 맞아 야심 차게 출시한 갤럭시S10은 호평을 받고 있다. 예약 판매도 순항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소 4000만대 이상 판매를 낙관하고 있다. 인도 시장 탈환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가성비’ 스마트폰 M시리즈 반응도 좋다. 10만원대인 M10, M20은 출시 3분 만에 매진됐다. 중국 시장 탈환에 대한 의지도 여전하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고동진 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지난 2년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 유통조직 등을 정비해서 올해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신기술을 갤럭시 A 같은 중가폰에 먼저 적용하고, 주문자 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현지 업체에 생산을 맡기고 갤럭시 브랜드만 붙여 판매하는 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