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경찰서(서장 박창식)는 승학산에 불을 지른 김모(56)씨를 방화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6일 낮 12시20분쯤 부산 사하구 승학산의 한 사찰 인근 8부 능선에서 나뭇잎을 모아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불로 인해 산림 2㏊ 상당을 태워 9000만원(경찰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김씨는 또 지난 27일 오후 6시쯤 사하구 승학산 5부 능선 쉼터 주변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불을 질러 16㎡ 상당의 잡풀을 태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등산객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 등산로 입구에서 술 냄새를 풍기며 담배를 피우는 수상한 사람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 CCTV영상 분석을 통한 이동경로 추적으로 김씨의 주거지를 확인하고 범행에 대해 추궁했지만 김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27일 오후 11시쯤 김씨를 임의동행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던 중 과학수사팀의 영상 현미경 분석으로 김씨의 양손에 탄화 흔적을 발견하고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우울증 증세 등 최근 몸이 좋지 않고 아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등 죽고 싶어 산에서 술을 마시고 울컥하는 마음에 불을 질렀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방화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