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논란의 중심에 선 잉글랜드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를 곧바로 볼 수 있을까.
첼시는 25일(이하 한국시간) 2018-2019 잉글랜드 풋볼리그컵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패했다. 연장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130여 분의 혈투였다. 이날 첼시는 훌륭한 경기를 펼쳤으나 룰렛과 같은 승부차기에서 승리의 여신은 맨시티의 손을 들어줬다.
준우승의 쓰라림이 가시기도 전에 중요한 일전이 찾아왔다. 28일 새벽 5시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토트넘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날 승리를 하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권의 마지노선 아스널(승점 53)과 승점 동률을 이루게 된다. 2점 차 이상으로 승리할 경우 득실차(16)에서 아스널(18)을 넘어설 수 있다. 홈경기인 데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만큼 승리가 절실하다.
문제는 케파의 출전 여부다. 집중포격의 대상이 되며 엄청난 심리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사상 초유의 항명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사리 감독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케파의 몸 상태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해 곧바로 백업 골키퍼인 윌리 카바예로와 교체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케파는 이를 당당히 거부했고 오히려 교체하지 말라는 제스처까지 보냈다. 지안프랑코 졸라 수석코치가 나서 케파에게 그라운드에서 나올 것을 조언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라운드에서 명백한 월권행위가 발생한 순간이었다.
승부차기 패배에 이은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케파를 향한 분노로 이어졌다.. 케파는 “감독의 권위를 존중한다. 나는 그저 더 뛸 수 있는 몸 상태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논란이 식지 않자 첼시는 구단 차원에서 케파에게 1주일 주급 정지란 징계를 내렸고, 케파 역시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케파의 추후 징계와 출전에 관한 문제는 라커룸 장악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 사리 감독으로서도 예민한 부분이다. 첼시는 케파뿐만 아니라 다른 주축 선수들 역시 태업, 항명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케파의 항명에 따른 동정론 덕에 경질설이 잠시 수그러든 듯하지만 사리 감독 역시 외줄 타기는 끝나지 않았다.
카바예로를 주전 골키퍼로 쓰는 강경 대응을 할지, 계속 케파를 선발로 내세울지는 전적으로 사리 감독에게 달렸다. 다만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에서 그간 주전 골키퍼로 활약해온 케파를 제외하긴 쉽지 않다. 현지 매체들 역시 이러한 이유로 변함없는 케파의 선발을 예상하고 있다. 과연 곧바로 경기장에 나서는 케파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