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김진태, 문재인정부는 ‘내로남불’도 부족… ‘위선정부’ 한 목소리

입력 2019-02-17 16:38
17일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회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김진태, 황교안 후보. 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황교안 후보와 김진태 후보가 문재인정권을 비판하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두 후보는 박근혜정부를 적폐로 몰았던 행위들을 현 정부가 더 많이 하고 있다며 ‘내로남불’을 넘어선 ‘위선’이라고 주장했다.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17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당대표 후보 간 2차 TV토론회는 탐색전 성격의 1차전과 달리 후보 간 난타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황 후보와 김 후보는 문재인정부를 이야기할 때마다 강도 높은 비판으로 궤를 같이했다. 오히려 중도우파를 포용해야 한다며 현 정권 비판에 다소 소극적인 오세훈 후보는 소외되는 분위기였다.

황 후보가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꺼내든 방법은 상대 후보에게 질문을 던져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는 답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내놓은 질문은 박근혜정부 당시 특정성향 문화 예술인에게 편파 지원했다는 ‘블랙리스트’다.
황 후보는 김 후보에게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이 정부에서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논란은 과거 좌파정부에서 시작됐는데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정부를 지적했다”며 김 후보의 생각을 물었다.

김 후보는 ‘대표적인 내로남불’이란 말로 즉각 답변을 내놨다. 내로남불이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그는 “내로남불로는 부족하고 ‘위선정권’이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근거로 든 것이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받았던 영화 ‘출국’이다. 이 영화는 독일 유학 중 가족과 월북했다가 홀로 탈출한 경제학자 오길남 박사의 자전적 이야기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이 원작이다. 후반작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정부 당시 제작비 65억 중 상당 부분을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관광부 소관인 모태펀드로 충당해 정권 차원의 밀어주기라는 눈총을 받았다.

영화 '출국' 포스터

김 후보는 “블랙리스트 갖고 우파 정권에서 문제가 많다고 했는데 (문재인정부는)영화 ‘출국’은 개봉관 상영을 제한하는 식으로 지능적으로 방해했다”며 “그래서 제가 시민들과 가서 여러 번 봤다”고 했다.

이어 황 후보는 전날 경남 도청 앞에서 진행한 김경수 지사 규탄 집회를 거론하며 문재인정부의 부도덕성을 지적했다.
황 후보는 “경남 도청 앞에서 김경수 규탄 집회가 있어 후보들이 같이 참석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도덕성을 실감했다. 김 후보의 김경수 판결문에 대한 얘기를 듣고 많이 고마웠다”며 김 후보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물어주셔서 감사하다. 내 전공분야”라며 답을 내놨다. 그는 “김경수 판결문은 심각한 내용이 많다”면서 “‘문재인’이란 말이 92번이나 나오고 ‘대선’은 97번 나온다. 이건 사실상 김경수와 문재인의 공범 가능성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교안·김진태·오세훈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가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17일 오전 진행된 2차 TV토론회에 나섰다. YTN 화면캡처

한편 한국당은 이번 주 대구·경북 등 세 차례의 합동연설회와 네 차례의 TV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