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황교안 후보와 김진태 후보가 문재인정권을 비판하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두 후보는 박근혜정부를 적폐로 몰았던 행위들을 현 정부가 더 많이 하고 있다며 ‘내로남불’을 넘어선 ‘위선’이라고 주장했다.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17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당대표 후보 간 2차 TV토론회는 탐색전 성격의 1차전과 달리 후보 간 난타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황 후보와 김 후보는 문재인정부를 이야기할 때마다 강도 높은 비판으로 궤를 같이했다. 오히려 중도우파를 포용해야 한다며 현 정권 비판에 다소 소극적인 오세훈 후보는 소외되는 분위기였다.
황 후보가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꺼내든 방법은 상대 후보에게 질문을 던져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는 답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내놓은 질문은 박근혜정부 당시 특정성향 문화 예술인에게 편파 지원했다는 ‘블랙리스트’다.
황 후보는 김 후보에게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이 정부에서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논란은 과거 좌파정부에서 시작됐는데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정부를 지적했다”며 김 후보의 생각을 물었다.
김 후보는 ‘대표적인 내로남불’이란 말로 즉각 답변을 내놨다. 내로남불이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그는 “내로남불로는 부족하고 ‘위선정권’이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근거로 든 것이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받았던 영화 ‘출국’이다. 이 영화는 독일 유학 중 가족과 월북했다가 홀로 탈출한 경제학자 오길남 박사의 자전적 이야기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이 원작이다. 후반작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정부 당시 제작비 65억 중 상당 부분을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관광부 소관인 모태펀드로 충당해 정권 차원의 밀어주기라는 눈총을 받았다.
김 후보는 “블랙리스트 갖고 우파 정권에서 문제가 많다고 했는데 (문재인정부는)영화 ‘출국’은 개봉관 상영을 제한하는 식으로 지능적으로 방해했다”며 “그래서 제가 시민들과 가서 여러 번 봤다”고 했다.
이어 황 후보는 전날 경남 도청 앞에서 진행한 김경수 지사 규탄 집회를 거론하며 문재인정부의 부도덕성을 지적했다.
황 후보는 “경남 도청 앞에서 김경수 규탄 집회가 있어 후보들이 같이 참석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도덕성을 실감했다. 김 후보의 김경수 판결문에 대한 얘기를 듣고 많이 고마웠다”며 김 후보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물어주셔서 감사하다. 내 전공분야”라며 답을 내놨다. 그는 “김경수 판결문은 심각한 내용이 많다”면서 “‘문재인’이란 말이 92번이나 나오고 ‘대선’은 97번 나온다. 이건 사실상 김경수와 문재인의 공범 가능성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번 주 대구·경북 등 세 차례의 합동연설회와 네 차례의 TV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