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중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주춤… 부동산 시장 침체 엿보여

입력 2019-02-15 13:42
은행권 가계대출 최근 동향. 한국은행 제공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대출의 증가 규모가 지난달 잦아들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2조원 이상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한풀 꺾은 요인이 됐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1조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가계대출이 지난해 11월에는 6조7000억원, 12월에는 5조4000억원 증가했던 점에 비춰 보면 추세가 크게 둔화한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크게 잦아든 영향이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2월(4조9000억원)보다 크게 낮아진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전세자금 수요 지속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거래 둔화,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자료를 첨부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1월 1만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지난달에는 2000건으로 뚝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20% 수준의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부동산 시장과 언론들은 ‘주택매매 거래절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한은과 금융 당국은 과연 ‘지속 가능한 수준’인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됐고, 따라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한은은 강조해 왔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앞으로 좀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명목소득 증가율보다는 아직 높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지난달 7조6000억원이 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12월에는 6조8000억원 감소세였다.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세 납부를 위한 대출수요 등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기대감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속도조절 시사 등의 요인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 상승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