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청부살해’ 여교사 “김동성 때문 아니라고 할 수 없어”

입력 2019-01-31 16:52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돈을 주고 심부름업체에 어머니를 살해해달라고 의뢰한 중학교 여교사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진원 판사 심리로 31일 열린 임모(32)씨의 존속살해예비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임씨로부터 살해를 청부한 심부름센터 운영자 정모(31)씨에 대해서는 실제로 살해할 의도가 없으면서 돈만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어머니를 살해하려고 한 사안이 중대하고 계획적인 범행으로 수법 또한 잔혹하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임씨는 “내 안에 두 가지 생각들이 막 싸우고 있어서 두렵다. 겉으로는 온순하고 배려심도 있고 좋은 사람인데 마음속으로는 나쁜 생각을 하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엄마로부터 너무 많은 억압과 규제를 받았다. 제가 만나는 남자친구를 다 탐탁지 않게 여기고 그런 부분에서 엄마가 없으면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임씨는 이날 내연관계라는 의혹이 제기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출신 김동성(39)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엄마는 도덕적 잣대가 높아서 그 사람을 만난다고 하면 엄마가 분명히 그 남자를 죽이려고 하실 게 뻔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가출 원인이 된 남자(김동성) 때문에 살인을 의뢰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호기심에 (어머니 청부살해를 의뢰하는) 메일을 보냈다”고 호소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임씨는 김씨에게 2억5000만원 상당의 외제차를 선물하는 등 총 5억5000만원을 썼다. 이에 대해 임씨는 “아무리 미쳤어도 단시간에 그렇게 큰돈을 쓴 건 제정신이 아니라서 굉장히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동성씨. 뉴시스

임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따뜻한 사랑을 못 받아봤다”며 “그 사람(김동성)이 굉장히 따뜻하게 위로도 해주고 밥도 사주고 그래서 저는 그 사람이 좋았고, 정말 뭔가에 홀린 것 같았다”고 밝혔다.

임씨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죄는 내가 지었는데 엄마가 죄책감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어머니가) ‘내가 받아야 할 죄를 네가 대신 받는구나’라며 많이 울고 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매일 구치소로 면회를 오신다. 하루 면회에 오지 않는 날이 있었는데 엄마가 날 포기한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임씨는 자신의 친모를 살해해 달라며 심부름센터 업자에게 6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임씨는 인터넷에서 심부름센터의 이메일 주소를 찾은 뒤 ‘자살로 보이도록 해달라’고 살해를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외도를 의심하던 남편이 임씨의 메일을 열어보고 청부살해 의뢰 정황을 포착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앞서 임씨의 어머니는 “오랜 시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딸을 내가 많이 억압하면서 스트레스를 줬다.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한편 임씨와 내연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김동성씨는 “임씨와 불륜 관계가 아니었다”며 “내가 바보 같아서 이런 일에 또 엮이게 됐다. 장시호 사건도 먼저 여자가 저한테 제안했었고, 지금 이 사건도 먼저 여자(임씨)가 저한테 선물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강문정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