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야구 규약 제164조다. FA자격의 재취득 조항이다. “선수가 FA 권리를 행사한 후 또는 외국에 진출하였다가 국내로 복귀한 후 소속선수로 등록한 날로부터 4정규시즌을 활동한 경우에는 FA 자격을 다시 취득한다”고 되어 있다.
올해 FA시장에 나온 15명 중 계약을 체결한 11명을 보면 온전히 계약 기간 4년 이상을 채운 선수는 3명이다. NC 다이노스 양의지(32)와 SK 와이번스 이재원(31)은 4년, SK 최정(32)은 계약 기간이 6년이나 된다. 이들은 4시즌 동안 등록 일수를 채우게 되면 4년 뒤 FA 자격을 재취득하게 된다.
그런데 나머지 선수들을 보자. 키움 히어로즈 이보근(33)은 보장 ‘3+1’년 계약을 맺었다. 4년째를 채우게 되면 별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계약이 3년으로 끝난 뒤 다른 구단 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면 FA 계약이 아닌 단년 계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29)와 KT 위즈 박경수(35), NC 다이노스 모창민(34)의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은퇴한다면 모르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면 4시즌째는 1년 계약에 나서야 한다. KT 금민철(33)과 한화 이글스 송광민(36)은 2년 뒤 2년 동안 매년 연봉 협상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물론 LG 트윈스 박용택(40)은 2년 뒤 은퇴를 못 박아 놓은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삼성 윤성환(38)이 가장 문제다. 계약 기간이 1년이다. 혹시 FA 재취득에 나서려면 3년이나 매년 연봉 협상을 할 판이다.
메이저리그에선 6시즌을 뛰고 나면 FA자격이 주어진다. 한 번 FA가 되면 ‘재취득 제한’ 연한이 없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FA가 된다. 계약 기간이 자유로운 것이다. FA자격 재취득 기간에 대한 폐지를 논의할 때가 됐다. 계약 기간도 금액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져야 마땅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