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의 모 대학 여자 기숙사 앞에서 한 남성이 음란행위를 한 뒤 인증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려 경찰이 수사에 돌입했다.
29일 진주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3일 A대학교 커뮤니티에 여자 기숙사 현관을 배경으로 자위행위를 하는 사진 네 장이 올라왔다. “19 새내기들 생각하면서 쳤음”이라는 글도 함께 게재됐다.
사진에는 기숙사 앞에서 성기를 노출한 B씨 모습이 담겼다. B씨는 여자 기숙사 앞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듯 기숙사 입구와 현관이 잘 보이도록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속 B씨는 검은색 롱패딩만 입고 있다.
게시글은 올라온 지 몇 분 안 돼 삭제됐지만, 당시 그 글을 본 재학생이 해당 게시글 캡처본과 함께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올려 알려졌다. 재학생에 따르면 원본이 올라온 시간은 새벽 2시 47분이다.
경찰은 학교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새벽 2시 37분 기숙사 앞을 서성이다가 3분 뒤인 40분쯤 빠져나가는 게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학교에 있는 모든 CCTV를 동원해 B씨의 경로를 추적 중이다.
또 경찰은 B씨가 글을 올린 커뮤니티 앱에 B씨의 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해당 커뮤니티 앱은 삭제된 게시물의 정보를 보관하지 않아 경찰은 B씨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B씨가 잡히면 정보통신망법 74조 1항에 의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단서가 많지 않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용의자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가 게시글을 올린 커뮤니티는 학교 인증 후 이용할 수 있는 앱인 만큼 B씨는 이 학교 재학생일 가능성이 크지만, 외부인이 다른 재학생의 계정을 도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A대학교 기숙사 관계자는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추가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해당 기숙사 동 앞에 곧바로 한 대를 설치하고 이후 몇 대 더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학생 C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당황스럽고 무서웠다. 경찰에 신고하면 금방 잡힐 줄 알았다. 벌써 일주일이나 됐는데 아직도 무소식이다”며 “19학번 새내기들도 무서울 거고, 부모님들도 걱정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