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시민 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의 장기정 대표가 손석희(62) JTBC 사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손 사장이 자신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전직 기자 김모(49)씨에게 신고 취하 조건으로 2년짜리 고소득 용역 계약을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다.
장 대표는 28일 “손 사장의 배임죄 고발장을 완성했다”며 “오늘 오후 2시에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그러면서 고발장 사진을 찍어 올렸다.
장 대표는 약 2시간 후에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손 사장의 배임 혐의 고발장을 제출했다”면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수사 후 배임혐의가 입증되면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인 일을 무마하려고 법인회사의 돈으로. 분명 배임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손 사장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는 문자메시지를 27일 추가 공개했다. 메시지는 김씨의 변호인이 받은 것으로, ‘용역 형태로 2년 계약’ ‘월수 1000만원을 보장하는 방안’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수신일은 지난 19일 오후 1시43분. 김씨가 경찰에 폭행 신고를 한 13일로부터 6일이 흐른 뒤다.
앞서 김씨는 기자 27명이 초대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손석희 선배님’이라고 저장된 인물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손 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김씨의 이력서를 받아 JTBC 내 탐사기획국장에게 전달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김씨는 손 사장이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자신의 어깨, 안면부 등을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JTBC 정규직 채용 제안을 거절하자 격분한 손 사장이 때렸다는 것이다. 김씨는 자신이 손 사장의 과거 접촉사고 관련 제보를 받고 취재하고 있던 터라, 손 사장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채용 제안까지 했던 것이라고 했다.
손 사장은 김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JTBC는 24일과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씨가 손 사장이 낸 접촉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면서 기자직 채용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손 사장이) 거절하자 김씨가 과도하게 화를 냈고, ‘정신 좀 차려라’라며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손 사장은 김씨를 공갈미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