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부회장 석방 언급했던 주중 캐나다 대사 결국 경질

입력 2019-01-27 12:51
존 맥컬럼 주중 캐나다 대사. AP뉴시스

미국 추방 심리를 앞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석방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주중 캐나다 대사가 결국 경질됐다.

CNN 등 미국과 캐나다 언론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존 맥컬럼 주중 캐나다 대사에게 사임을 요청했으며, (맥컬럼 대사로부터) 사직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맥컬럼 대사에게 사임을 요구한 이유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최근 맥컬럼 대사가 멍 부회장이 석방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물의를 빚은 뒤에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문책성 인사로 해석된다.

멍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됐으며,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 방침에 따라 캐나다 법원에서 추방 심리를 앞두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자국 내 캐나다인 2명을 체포하고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또 다른 캐나다인 1명에는 사형 선고를 내리는 등 보복조치에 나섰다. 이후 중국과 캐나다 관계는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맥컬럼 전 대사는 캐나다에 귀국한 후 지난 22일 중국어 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심각한 절차적 흠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했다가 야권의 사퇴 요구 등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사태가 커지자 그는 다음날 “실언을 했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5일 캐나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 요청을 철회하는 것이 캐나다에 좋은 일”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이런 합의를 한다면 캐나다 국민 2명의 석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답해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트뤼도 총리는 당초 맥컬럼 대사를 해임하라는 야권의 요구에 “외교라인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억류된 캐나다인의 조기 석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 커지자 해임을 결정했다. 트뤼도 총리는 성명에서 “주중 캐나다 부대사를 맡고 있는 짐 니켈이 대사를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