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대통령’이라 불리던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의 전횡과 비리가 재벌기업까지 뻗어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 교수가 지인 딸을 재벌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해 인사 청탁까지 했다는 것이다.
'정의롭고공정한대한민국빙상을 바라는 젊은빙상인연대'는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는 자리에서 전 교수가 재벌 기업에 지인의 딸을 채용해 달라는 청탁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빙상인연대는 “한국체육대학교는 국립대다. 전명규 교수는 국립대 교수인 만큼 신분 역시 교육 공무원”이라며 “교육 공무원은 공정한 직무수행과 청렴 유지가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 공무원 신분인 전 교수는 빙상계 전횡에 그치지 않고 재벌기업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며 “대표적인 예가 재벌기업 대한항공을 상대로 한 ‘지인 자녀 채용 청탁건’”이라고 주장했다.
빙상인연대에 따르면 전 교수는 지난 2013년 2월 1일 오전 9시 53분 자신의 조교에게 “1차 면접이 2/5화 11:00 B조 수험번호 13CBXXXX ㅈ00 000000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조교는 전 교수에게 받은 메시지를 대한항공 관계자에게 그대로 보냈다.
빙상인연대는 메시지 속 주인공인 ‘ㅈ씨’를 전 교수의 지인 딸로 확인했다. 당시 이 사람은 대한항공 1차 면접을 준비하고 있었고 이를 파악한 전 교수가 조교를 시켜 ‘ㅈ씨’의 수험번호와 이름을 대한항공 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전 교수 자신이 직접 문자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책임소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빙상인연대의 주장이다.
빙상인연대는 또 전 교수의 메시지 덕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ㅈ씨가 대한항공에 입사해 승무원으로 근무한 것도 확인했다.
빙상인연대는 “전 교수와 대한항공 그리고 취업청탁(에 대해) 교육부는 이 사실을 알았음에도 ‘교육 공무원의 지인 딸 취업 청탁건을 조사하지 않았다”며 “과연 채용 청탁은 이 한 건이었을까”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