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가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했던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과 땅 소유권을 확보했다.
제천시는 14일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진행된 이 건물 1차 경매에서 15억1000만원을 써내 최고가 매수인으로 결정됐다. 법원의 감정가 7억8756만원을 최저가로 시작한 이날 경매에는 시가 단독 응찰했다.
대지면적 802㎡ 건물연면적 3813.59㎡(지하1층 지상 9층) 규모인 이 건물에 대한 손해보험사의 화재 전 감정가는 24억3700만원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경매를 위한 감정에서는 크게 불에 탄 건물의 재산 가치를 반영하지 않고 땅값만 평가하면서 감정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2월21일 이 스포츠센터 지상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발화한 불로 2층 목욕탕에 있던 여성 18명이 숨지는 등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는 화재 참사 발생 이후 유족 위로금과 장례비, 화재 건물 주변 정리 비용 등 11억6000여만원을 먼저 지출한 뒤 이를 건물 소유자 이모(53·구속)씨에게 요구하는 구상권을 행사, 건물을 가압류한 뒤 강제경매를 신청했다.
1차 경매기일에 응찰해 소유권을 확보하기로 했던 시는 최저가보다 7억2000여만원을 더 쓰는 고육지책을 통해 조기에 건물 소유권을 넘겨받게 됐다.
시는 건물을 철거한 뒤 그 터에 문화센터 등 공공시설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가 추산하는 철거 비용은 8억~10억원이다.
법원은 경매 낙찰가에서 경매 비용, 체납세금, 선순위 저당권, 임차인 배당금 등을 제한 뒤 시가 요구했던 구상금을 시에 지급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과 주변 경매 낙찰가, 일반 거래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응찰가격을 정했다”면서 “화재 참사 아픔 치유와 지역 이미지 쇄신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철거하고 복합문화센터 건립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