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운명의 날… ‘생존 경쟁’ 끝 살아남은 정예요원은?

입력 2018-12-20 06:00 수정 2018-12-20 06:00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11일 오후 국내 최종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점검은 끝났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20일 오후 2시 울산 롯데호텔에서 아시안컵에 나설 정예요원 23명을 발표한다.

벤투 감독은 지난 11일부터 휴식기에 돌입한 아시아 무대에서 뛰는 한·중·일 리그 선수들을 소집해 직접 몸 상태를 살폈다. 발표 당일 23세 이하(U-23)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와 19일 마지막 훈련이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마지막 기회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원석 가리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본래 축구협회 규정대로면 아시안컵 개막 보름 전이 돼야 전 선수단을 소집할 수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을 살펴보기 위해 협회에 소집 날짜를 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매우 이례적으로 소집 일정이 열흘가량이나 앞당겨졌다. 아시안컵이라는 첫 시험대를 앞둔 벤투 감독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손흥민과 기성용,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는 황희찬과 이재성, 이청용 등 유럽파와 정우영 같은 중동파 선수들은 아직 소속리그 시즌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번 소집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 A매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보이며 벤투 감독의 베스트11로 낙점받은 인물. 울산에서 담금질해왔던 국내파 선수들 상당수는 탈락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지난 6번의 A매치에서 최정예요원들의 윤곽은 잡혔다. 남은 것은 플랜B다. 김진수(전북)가 왼쪽 풀백에 새로 합류하며 홍철(수원)과 박주호(울산)와 경쟁을 벌이고 있고, 나상호(광주)와 조영욱(서울) 등 젊은 선수들도 황의조의 뒤를 잇는 공격수의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벤투호에 처음 승선한 미드필더 한승규(울산)와 장윤호(전북), 김준형(수원)도 한자리를 꿰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국은 아시아 무대에서 영원한 강호로 꼽히지만 최근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은 미약했다. 번번이 끝자락에서 미끄러지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한국의 마지막 우승은 무려 58년 전인 1960년이다. 아시안컵 우승 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갈 수 있다는 것도 매우 매력적이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얻은 경험은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58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올 수 있는 적기다. 그간 대표팀에서 살림꾼 역할을 했던 기성용의 고별 대회로 점쳐지고 있고, ‘캡틴’ 손흥민이 소속팀 토트넘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폼이 절정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벤투호도 3승 3무의 A매치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벤투호는 20일 명단 발표 후 22일 밤 인천공항에 모여 다음 날 새벽 결전지인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