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8개 부문 가운데 가장 치열한 분야 중 하나가 외야수다. 지난해 22명에서 25명으로 후보가 늘었다. 25대 3의 경쟁률이다.
후보 면면도 굉장하다. 우선 두산 김재환이 홈런과 타점 1위, 장타율 2위, 안타 6위, 득점 및 출루율 8위, 타율 10위 등을 앞세워 수상을 노리고 있다. 골든글러브를 받게 되면 2016년에 이어 두번째 수상이 된다.
롯데 전준우도 득점 및 안타 부문 2관왕인데다 타율 6위, 장타율 7위, 홈런 공동 9위 기록을 첨가해 유력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힌다. 받게 된다면 첫 수상이다. LG 트윈스 김현수도 타율 1위, 출루율 4위, 장타율 9위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0년 이후 8년만의 수상 도전이다.
이밖에 롯데 손아섭도 안타 2위, 득점 5위, 도루 공동 8위, 타율 17위의 성적으로 6회 수상에 도전한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도 안타 4위, 출루율 5위, 타율 8위를 내세워 도전에 나서고 있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는 홈런과 득점 공동 2위, 타점 7위, 안타 공동 9위 성적으로 외국인 외야수의 자존심을 지키려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도 도루왕 자격으로, 같은 팀 김헌곤은 보살 1위를 앞세워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정규시즌 MVP는 김재환이다. 여전히 약물 전력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그럼에도 수상 가능성은 높다. 그렇다면 과거 정규시즌 MVP을 받고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을까. 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베어스 박철순은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그런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팀 동료인 황태환이 받았다.박철순은 그해 24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했다. 황태환은 6승 5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수비율 위주로 골든글러브를 뽑던 시대였다.
1998년이다. OB 베어스 1루수 타이론 우즈는 홈런 42개, 138안타, 타율 0.305를 기록했다. 103타점, 77득점을 올렸다. 정규시즌 MVP에 등극했다. 그해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 38홈런, 146안타, 타율 0.306을 기록했다. 102타점이었다. 1루수 골든골러브는 이승엽에게 돌아갔다. 국내 선수을 우선시하던 외국인 선수 도입 초기가 빚어낸 혼선이라고 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