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 12월 따뜻한 공연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주로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에서 볼 수 있었던 소프라노 구민영이 2015년 이후 오랜만에 수준 높은 독창회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오는 12월 11일 오후 8시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이번 독창회 ‘별이 빛나는 밤(NUIT D'ETOILES)’은 헨델, 드뷔시, 말러 등 학구적이고 서정적인 예술가곡을 비롯, 로시니, 도니제티 등 대중에게 친숙한 아리아를 통해 그녀만의 서정적이고 다양한 음악적 해석과 깊이 있는 음색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탈리아 Santa Cecilia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Premio Enrico segattini, Lauri Volpi, Ritorna Vincitore 등 각종 국제 콩쿨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소프라노 구민영은 세계 정상의 성악가 루치아나 세라와 레나토 브루손으로부터 ‘서정적이고 따뜻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아카데믹한 테크닉과 함께 화려한 기교를 겸비한 소프라노’라는 찬사까지 받은 바 있다.
소프라노 구민영은 “드뷔시의 ‘Nuit d'etiles(별이 빛나는 밤에)’은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슬퍼하는 내용을 담은 곡이지만 12월 11일 이날 만큼은 하얀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기분 좋은 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부제로 삼게 되었다”며 “특히 이 곡은 지난 독창회에 이어 다시 선택한 작곡가로, 처음 공부할 땐 많이 어려워 피아니스트와 함께 연습하면서 ‘이 음계 맞아? 이 화성 맞아?’하며 이리저리 연구하기도 했는데, 곧 드뷔시의 음악을 이해하게 되고 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매력에 빠져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곡이다”고 밝혔다.
그녀는 드뷔시뿐만 아니라 자신의 음악을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선곡에 중점을 두었는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좋아하는 분위기, 좋아하는 작곡가가 이번 공연에 그대로 드러난 것 같고, 평소 많이 하던 곡보다는 좀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지만 새로운 곡들로 선곡하여 아카데믹한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2부 첫곡으로 연주되는 말러의 4번 교향곡은 레퍼토리를 찾던 중 소프라노곡을 클라리넷과 함께 연주한 편곡영상을 보게됐고, 연주자이자 작곡자였던 이스라엘의 한 피아니스트에게 어렵게 악보를 요청해 클라리넷과 함께하는 무대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고풍스러운 바로크 음악 헨델부터 이탈리아 특성이 잘 나타나있는 로씨니음악, 테오도르 드 방빌의 시가 드뷔시의 멜로디로 선곡됐는데,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져서 잊지 못하는 스토리가 매끄럽게 이어진다. 여기에 아름다운 선율이 매력적인 프랑스 오페라 국화꽃부인의 아리아와 기교가 절정에 이르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아리아까지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는 선율과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 독창회를 함께 하게 된 동아대학교 음악학과 조교수이자 피아니스트 서혜리,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클라리넷 이범진은 실력면에서 아주 뛰어난 인재들이다. 서혜리는 퓨전앙상블이라는 국악과 서양음악을 접목시킨 단체에서 만난 인연으로 서로 마음도 잘맞고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도 잘 맞아 함께하게 되었으며, 이범진은 로마 유학 중 만난 동료로 이번 클라리넷과 함께하는 곡을 두고 다른 사람은 생각치도 않고 1번으로 점찍은 연주자다.
소프라노 구민영은 바질리카 산 실베스트로의 솔리스트, 로마니칸토레스 합창단 솔리스트, I virtuosi della musica sacra의 소속가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귀국 후 독보적인 테크닉과 기량을 자랑하는 ‘Die Zauberflöte(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역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국립오페라단과의 오페라 Parsifal, 갈라 콘서트를 비롯하여 예술의전당, 서울시립오페라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국내 주요 크고 작은 오페라단들과 프로덕션과 함께 유명 무대들에 섰다.
특히 베토벤 9번 교향곡, 브람스 레퀴엠, 베르디 레퀴엠 등 오라토리오에서도 탁월한 성악가로 호평받고 있으며, 발성의 근원적인 올바른 방법을 의학과 과학적으로까지 아우르는 한국발성교정협회 정회원으로 연구 중임과 동시에 모교인 한양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덕원예고에서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