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급등에 전세가율 5년 만에 60% 미만 하락

입력 2018-12-02 17:37 수정 2018-12-02 17:38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5년여 만에 처음으로 60%대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집값이 급등한 것에 비해 전셋값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이 2일 발표한 11월 주택가격 월간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6%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의 60%대 벽이 깨진 건 2013년 9월 59.1%를 기록한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3년 10월 60.1%를 시작으로 꾸준히 60%대 이상을 유지했다. 2016년 5월엔 역대 최고인 75%까지 올랐다.

주택경기 회복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주택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2015년부터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역전할 정도로 뛰었다. 이 시기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방식의 갭투자로 재미를 보는 사람도 늘었다.

그러나 지난 1월 60%대(69.3%)로 내려왔다. 공급물량이 늘면서 전셋값은 안정적이었지만 부동산 이상과열로 매매가격이 급등해 전세가율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9·13대책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둔화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을 구별로 보면 강남구는 48.7%로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낮았다. 용산구(49.2%), 송파구(50.0%) 등이 뒤를 이었다. 강북 지역의 전세가율도 떨어지고 있다. 중랑구는 71.6%, 성동구는 68.4%, 도봉구는 64.6%, 노원구는 61.6% 등이다.

다만 가격 불안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9·13대책 직후 매매 거래는 줄고 전세 거래량은 늘었지만 가을부터 서울의 재건축 이주 수요가 감소하고 신규 입주물량은 증가한 덕이다. 시장에선 올해 45만 가구, 내년엔 38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이 강화된 상태에서 전세가율 하락, 금리 인상 등으로 한동안 매매 거래 공백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