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아스널이 2일(한국시간) 밤 11시5분 아스널 안방에서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나란히 영국 북런던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은 1887년 11월 19일 첫 경기를 치른 이후 1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북런던 더비’로 불리는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이어왔다. 통산 전적에서는 76승 49무 57패로 아스널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번 북런던 더비는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겁다. 양 팀 모두 상승세가 무서운 상황에서 이번 단 한 경기로 순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지난 18경기(14승 4무) 동안 무패행진을 달리며 우나이 에메리 감독체제의 성공적인 첫 출발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에 2연패를 당한 것을 마지막으로 패배가 없다.
아스널은 그간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19년 연속 출전했을 정도로 단골손님이었으나 지난 두 시즌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경쟁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이번이 4위권 내에 복귀할 적기라는 평가다.
에메리 감독은 지난달 25일 본머스전(2대 1 승)을 앞두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요일엔 또 다른 큰 시험을 앞두고 있다. 본머스는 우리 뒤에 있는 팀이고 우리는 4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밝힌 바 있다. 에메리 감독이 말하는 또 다른 시험이란 이번 북런던 더비. 그가 꽤 오래전부터 이날 경기를 위해 칼을 갈아왔다는 뜻이다. 아스널로선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다.
토트넘의 분위기도 나쁘진 않다. 지난 10월 30일 맨체스터 시티에게 0대 1로 석패한 이후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넘나들며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첼시와 인터 밀란 등 강팀들도 모두 꺾었다. 가장 최근 열렸던 지난 2월 북런던 더비에서도 해리 케인이 결승 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11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컨디션 회복에 성공한 손흥민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다. 주중에 열렸던 인터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에 교체로 나서 30분여 분간 활약한 그는 이날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북런던 더비는 손흥민이 유럽 통산 100호 골을 달성하기 좋은 무대로 손색이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아스널과 총 7번 맞붙었지만 단 한 번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그간 유독 아스널만 만나면 고개를 숙여왔다. 이전 라운드에서는 첼시를 상대로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는 등 발끝에 날이 서 있는 만큼 그간의 아스널전 침묵을 깨고 대기록을 달성하기엔 절호의 기회다.
이번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내기 위한 두 팀의 4위권 경쟁을 판가름 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의 공격수 피에르 에머릭 오바메양은 경기를 앞두고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두 팀의 분위기와 경기력이 모두 좋다. 기대가 많이 된다. 토트넘은 좋은 팀이고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의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