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30)은 올해 미국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 10승에 불과했지만, 평균자책점은 1.70이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템파베이 레이스 블레이크 스넬(26)의 평균자책점은 1.89였다.
올해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는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31)이다. 2.88이었다.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였다.
KBO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가 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2010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31)은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그해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벌써 8년이 지났다. 이마저도 2000년 이후 나온 유일한 기록이기도 하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 박철순(62)은 36게임에 등판해 24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1984년 OB 장호연(58)도 1.58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1985년에는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55)이 1.70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1986년에는 말그대로 꿈의 0점대 평균자책점이 탄생했다. 0.99였다. 선동열이 그 주인공이었다. 1987년에는 0.89로 더욱 낮췄고, 1993년에는 0.78로 역대 최저 평균자책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선동열은 이밖에도 1988년 1.21, 1989년 1.17, 1990년 1.13, 1991년 1.5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해태 타이거즈 조계현(54)은 1995년 1.71로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1996년에는 한화 이글스 구대성(49) 1.88,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 김현욱(48)이 1.88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그리고 현대 유니콘스 정명원(52)이 1998년 1.86으로 류현진 이전 마지막 1점대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2010년 류현진의 1점대 평균자책점 이후를 보면 2011년 KIA 타이거즈 윤석민(32) 2.45, 넥센 히어로즈 브랜든 나이트(43) 2.20, NC 찰리 쉬렉(33) 2.48로 1위에 올랐다. 2014년에는 삼성 라이온즈 릭 벤덴헐크(33)가 3.18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30)은 2015년 2.44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2016년에는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37)가 2.95, 2017년에는 KT 위즈 라이언 피어밴드(33)가 3.0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타고투저가 심각한 상황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투수력 또한 높아지지 않는 한 한국프로야구의 질적 문제는 계속 터져나올 것이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고 하지만 명품 투수전 또한 관중을 모을 수 있는 좋은 재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