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월드컵 때는 팀이 수비만 하니까…나는 강팀에서 뛸 때 잘해”

입력 2018-11-28 17:41
김신욱. 뉴시스

전북 현대의 김신욱이 펄펄 날고 있다. 월드컵에서 복귀한 뒤 리그에서만 8골을 추가하면서 전북의 여섯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6골을 몰아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는 지난 월드컵이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본질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는 28일 김신욱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신욱은 “두 번의 월드컵을 뛰면서 내가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뭘까 고민해봤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월드컵 스웨덴전을 꼽으면서 “배운 게 많은 경기였다. 나와 맞는 전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18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 선발 출장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내려왔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많이 뛰지 않는 모습을 보여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다.

김신욱은 스웨덴전의 패인으로 신태용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전술을 꼽았다. 신 전 감독이 김신욱을 선발로 기용하면서도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준비가 잘 안 된 경기였다. 갑자기 선발로 뛰게 됐다”며 “경기 도중 포지션도 바뀌었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100번을 다시 뛰어도 그 경기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나 이동국 선배, 김도훈 감독님, 황선홍 감독님 같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는 강팀에서 뛸 때,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할 때 빛난다. 그러나 한국 국가대표팀은 전체 선수의 라인을 내리고 수비해야 하는 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역습 위주의 축구를 한다. 그래서 (빛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 선수는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주어진 조건이 맞지 않다면 잘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김신욱은 또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잘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골대 근처에 있어야 한다. 국민들이 보시기엔 욕 받이다. 잘 안 뛰고 골을 못 넣으니 욕먹고. 하지만 그게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본질”이라고 답했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강팀의 축구를 하지 못해 빛나지 못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엔 “그렇다. 월드컵에서 만약 우리가 압도하는 팀을 만났다면 나는 빛이 났을 것”이라며 “나는 전북 현대에 최적화된 선수다. (한국 국가대표팀과) 반대로 전북에선 작은 선수가 살아날 수 없다. 공간이 없으니까”라고 강조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