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채무 관련된 일로 해명 방송을 한 래퍼 도끼가 발언 중 일부를 지적하는 네티즌과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네티즌들은 도끼가 상대방이 주장하는 빚 1000만원을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라고 표현한 것 등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도끼도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도끼는 26일 오후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네티즌 지적 댓글이 이어지자, 한때 일일이 대응했다. SNS에서 네티즌과 말다툼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술을 먹었느냐”고 묻는 댓글에는 “술 마신 적 없다”고 응수했다. 어머니와 함께 등장한 방송 내용이 부적절했다고 하자 웃는 이모티콘과 ‘ㅋㅋ’ 등을 남겼다.
한 네티즌이 “해명한다고 영상 올린 것이 더 논란을 일으켰다. 돈을 빌렸고 안 갚은 것이 사실 아니냐”고 하자 도끼는 “그냥 사실을 말한 것이다. 도움이 되든 안 되든 사실을 말하는 것이 문제가 되냐”고 반박했다. 이어 다른 네티즌도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동조했다. “밥값 같은 1000만원을 갚을 능력이 안 돼서 파산한 것 아니냐”는 네티즌 질문에는 “굉장히 짧게 정리한다”고 썼다.
도끼가 운영하는 힙합 레이블 ‘앰비션 뮤직’에 소속된 래퍼 창모도 이 설전에 동참했다. 한 네티즌이 과거 1000만원을 떼인 일로 삶이 어려워졌다면서 “어떤 사람은 한 달에 백만원도 없어서 눈물로 자살을 생각한다.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창모는 이 네티즌의 계정을 언급하면서 “부계정이네”라고 적었다. 개인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계정을 비판한 것이다. 창모의 댓글을 지적하는 반응도 도끼 인스타그램에 계속 올라왔다.
도끼는 26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어머니의 빚 문제를 해명했다. 기자와 통화하는 어머니도 방송에 나왔다. 도끼의 어머니는 “갚아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당시 아파트 두 채가 경매로 넘어갔다. 자기들끼리 해결하라고 저는 손을 끊은 상태고, 그 사람이 법적으로 나온 금액 30만원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면서 “이후 민사적으로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 뒤에 통보받은 일도 없고 내 선에서는 종결됐고, 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사를 통해 과거 채무에 대한 얘기를 꺼낸 것을 ‘나쁜 루머’라고 한 도끼의 어머니는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법적으로 하라고 해달라”고 덧붙였다.
기자와 통화가 끝난 도끼의 어머니는 도끼에게 “(피해자라는 분이) 나한테 전화할 수 있잖아. 도와달라고 하면 동정으로 베풀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도끼도 “충분히 연락해서 좋게 다가와서 하면 되는 건데 이런 식으로 기사를 내면 (곤란하다)”고 맞장구쳤다.
도끼는 “마이크로닷 사건 때문에 저를 엮으려는 것 같은데, 엮지 마라”며 “당시 엄마가 운영하다 망한 레스토랑 때문에 뭔가 해결해야 해서 빌린 것 같다. 엄마는 사기를 친 적 없고 법적 절차를 밟은 것뿐이다. 2003년 사건이 종결된 상태라 그 이후에 통보받은 게 없다. 돈 필요하시면 저한테 직접 와서 얘기하라. 갚아드리겠다. 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몇십억씩 돈을 번 건 3∼4년 전부터고, 2011년까지 부모님은 다 어렵게 살았다”며 “빌린 돈이 10억, 20억, 100억원이면 검토하고 갚고 사과하겠지만 20년 전 엄마 가게에 급한 일을 덮으려고 1000만원 빌린 것 가지고 ‘승승장구하는 걸 보니 가슴이 쓰렸다'고 하는 건 다 개소리”라고도 했다.
도끼는 “불만 있으면 오라고 하라. 돈 1000만원은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이라며 “그 당시에 그 돈을 빌리고 잠적을 해서 우리 삶이 나아졌겠냐. 그걸로 집도 구할 수 없는데”라고 했다.
영남일보는 이날 오전 도끼의 어머니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직후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1000만 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고 보도했다. 동창은 2002년 빌린 돈을 갚으라며 대구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냈고, 이듬해 4월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도끼 어머니의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실을 소송 진행 중 알게 됐으며 연락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연히 도끼 형을 만나 어머니와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지만 아직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우리 가족은 단칸방에서 힘들게 사는데 (도끼가) TV에 나와 승승장구하는 걸 보고 마음이 쓰라렸다"고 말했다. 이 동창은 “십수 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연락이 닿아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받고 싶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