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소속팀 감바 오사카의 시즌 MVP에 선정됐다.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황의조를 꼽은 것이다.
당연한 결과다. 감바가 J리그 18개의 팀 중 17위에 위치하며 강등권을 헤매던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하지만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황의조의 합류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황의조는 지난 9월 빗셀 고베전과 시미즈전, 산프레체 히로시마전에서 모두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사실상 그가 팀을 강등권에서 구해냈다고 해도 무방하다.
황의조의 활약 덕에 상승세는 계속됐다. 감바는 24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가사키와의 2018~2019시즌 일본 J리그1 33라운드 홈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벌써 9연승이다.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만큼 의미가 특별했다. 황의조는 이날 선발 출전해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경기까지 아시안게임 복귀 이후 리그 7경기에서 7골을 기록하고 있다. 소속팀에서 21골, 아시안게임 9골, 벤투호에서 3골까지 올해 33골을 폭발시켰다.
나가사키와의 경기를 중계한 현지 캐스터는 황의조의 놀라운 득점력에 “아시아의 최고 에이스다”라고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일본의 한 매체는 최근 황의조의 활약에 “경이적인 수치다. 아시안게임 이후 결정력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아시안게임이 황의조에게 큰 전환점이 됐던 것 같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일본 매체가 아시아축구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한국 출신 선수에게 이정도 극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감바에서 황의조의 입지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감바의 시즌 MVP뿐만이 아니다. 황의조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수상하는 ‘2018 올해의 선수상’에서도 손흥민과 함께 유력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간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펼친 활약을 본다면 손흥민과 함께 후보로서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은 충분하다.
최근 그의 활약에 유럽 굴지의 구단들도 군침을 흘릴 만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몇몇 구단들이 그의 에이전트사를 통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와 감바의 계약 기간은 내년 여름 끝이 난다. 유럽 진출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황의조는 그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를 모두 이겨냈다.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선발 당시 불거졌던 인맥 논란 일축과 소속팀 감바의 생존싸움이 그렇다. 다음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다. 지금의 상승세에 이어 아시안컵에서 마저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다면 유럽 진출은 더 이상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송태화 객원기자